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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04 뇌연구의 공학적 응용
  2. 2008.02.04 신경과학의 발달과 신경회로망

뇌연구의 공학적 응용

분류없음 2008.02.04 04:08 by LoofBackER
 

인류복지와 신경회로망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복지 증진에 기여하여 왔다. 특히 1733년 영국의 케이(Kay)가 방적기를 발명함으로써 시작된 산업혁명은 인류의 생활 방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산업혁명은 인간의 물리적(物理的) 능력을 뛰어넘는 기계로 힘든 일을 보다 빨리 수행할 수 있으므로 해서 가능했으나, 20세기 후반의 컴퓨터혁명은 인간의 고속정밀 계산 및 저장 능력의 극복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3의 혁명'은 인간의 지적(知的) 능력을 대신하는 기계에 의한 인간의 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음성인식, 영상인식, 추론, 적응제어 등 인간만이 해온 일의 일부를 기계에게 맡기고 인간은 보다 창조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21세기 초에는 '인간기능시스템'이 인공 시각, 청각 및 촉각 장치 등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하여 판단 및 추론을 하고, 걷고, 말하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한 예로, 일본이 1992년부터 10년간 수행하는 신정보처리기술(영문별: Real World Computing) 과제의 주요 목표인 "인공 가정교사"와 "설거지 로봇"을 그림 1에 소개하였다. 인공 비서, 교환원, 가정교사, 운전사, 가정부, 간병인 등 인간기능시스템의 지원을 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인류! 이것이 공학도가 보는 21세기의 미래상이다.

컴퓨터 또는 기계에 지능을 부여하는 방법은 크게 2종류로 나눌 수 있다. 즉, 인간의 생물학적 두뇌작용을 모방함으로써 적응 학습을 통하여 스스로 지능을 축적해가는 신경회로망(神經回路網) 기법과, 지능을 법칙으로 표현하여 논리구조로 프로그램하는 인공지능(人工知能) 기법이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예로 들면, 인공지능 기법이 문법이라는 법칙에 의해 배우게 되는 것에 비해, 신경회로망 기법은 반복해서 문장을 듣고 보게함으로써 언어를 배우게 한다. 한 예로 NET대화라는 신경회로망은 어린이가 말을 배우는 것과 유사한 과정(응얼응얼하는 발음에서부터 점차 명확한 발음으로 학습)을 거쳐 책을 읽도록 학습되었다. 신경회로망이 비교적 단순한 학습 법칙을 정의함으로써 주위 환경으로부터 스스로 지식을 축적함에 비해, 인공지능은 구현하고자 하는 지능에 따라 구체적인 법칙을 추출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복잡한 시스템의 경우 그 법칙을 추출해내는 것이 매우 어려워, 뇌정보처리 메카니즘의 모방을 통한 신경회로망이 보다 타당한 접근방법이다. 신경회로망은 또한 단순한 소자의 대단위 병렬성을 특징으로 하므로, 효율적인 전용 하드웨어 구현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1] 특히, 최첨단의 반도체 제조공정 기술이 있으나 복잡한 기능의 회로설계 기술이 취약한 한국의 산업에 매우 적합한 특성을 갖고 있다.

다음 절부터는 신경회로망의 주요 응용분야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인간의 5각 중 정보량이 많은 시각과 청각을 주 정보입력원으로 하고, 이를 이용한 판단 및 추론 기능, 그리고 주위에 반응하는 팔다리 등 출력부의 적응제어가 주요 응용 분야이다.[2] 또한, 기술파급 분야로서 지능형 통신시스템, 의료시스템, 경제예측 등이 간단히 검토된다. 특히, 뇌정보처리 메카니즘의 모델과 하드웨어 구현기술이 응용 분야별 전문지식과 융화되는 시스템적 접근방법을 설명하기로 한다.

패턴인식 및 인공시각

시각은 인간이 가장 많은 정보를 얻는 부분으로, 정지영상 및 비디오로부터 특정한 패턴을 추출하여 인식하고, 필요한 경우 패턴추적까지 수행하게 된다. 기존의 패턴인식 시스템은 패턴의 크기, 방향, 위치, 조명 등에 민감하여 실세계 응용이 제한되고 있으나 인간은 이를 매우 잘 하므로, 뇌정보처리 메카니즘을 이용한 신경회로망의 주요 연구 분야가 된다. 특히, 비디오의 경우 초당 8 MB 이상의 정보가 들어오고, 다양한 신호처리가 실시간으로 수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시스템이 요구된다.

그림 2는 일반적인 패턴인식 시스템을 보인 것이다. 전처리부는 배경 영상으로부터 패턴의 영역을 분리하고, 인식에 필요한 정보는 유지하면서도 정보량을 줄이는 특징추출이 이루어진다. 후처리부는 인식된 결과에 관심문제에 대한 선택적 주의집중을 하고, 비디오에서 패턴추적을 하는 등 필요한 후속처리를 하게 된다. 기존 패턴인식 시스템의 경우, 이들이 각각 별도로 관련 분야의 지식을 이용하여 구성하게 되므로 실세계 응용에서 제한된 성능을 보이게 된다. 인간의 경우, 망막에서 수신된 영상이 초기시각계에서부터 국부특징이 추출되어 뇌에서 점차적으로 인식기로 결합되게 된다. 즉, 전처리부, 인식기부 및 후처리부가 모두 신경회로망으로 구성되게 된다.[3,4] 또한, 시스템 변수만이 아니라 시스템 구조까지도 학습에 의해 적응되게 된다.


그림 1. "인공 가정교사"와 "설거지 로봇"의 개념도



특히, 입력 패턴의 위치, 크기, 회전에 대한 불변특성과 잡음에 대한 둔감성이 요구되며, 인간 초기시각계의 국부특징추출 기능을 모델화하는 시각모델이 중요하다. 또한, 학습에 사용되지 않은 패턴에 대해서는 일반화시키는 능력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신경회로망 모델 및 학습법칙이 연구된다.[5] 실시간 인식에 필요하는 방대한 계산량에 대처하기 위한 전용 하드웨어 칩의 구현도 연구되고 있다. 인쇄체 문자인식은 이미 널리 상용화되었으며, 필기체 인식도 PDA 등 특수기기에서 시도되고 있다. 복잡한 배경하에서 작은 목표물을 인식하고 추적하는 연구는 아직 실험실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음성인식 및 인공청각

인간에게 있어서 청각은 시각에 이은 제2의 정보원으로 초당 20 KB 이상의 정보량을 가지고 있다. 음성은 기계와 인간 인터페이스의 제일 자연스런 방식으로, 음성인식은 키보드나 마우스에 의한 정보입력의 비효율성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그림 2. 패턴인식 시스템의 구성도



음성인식 시스템은 그림 2와 같은 구조를 갖는다.[6] 전처리부에서는 귀 속의 달팽이관에서의 특징추출을 모델화한 청각모델을 통해 잡음에 둔감한 특징추출이 이루어지고 있다.[7] 음성은 사람에 따라,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많은 변화를 갖는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일반화 특성이 특히 강조된다. 후처리부에서는 문법과 사용 영역 등의 지식이 도입된다. 조용한 환경에서의 고립단어 음성인식은 상용화 수준까지 갔으며, 제한된 문제영역에서의 연속음성 인식은 상용화를 위한 준비실험 단계에 있으나, 실세계 잡음하 또는 무제한 연속음성 인식은 아직 실험실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뇌정보처리 메카니즘에 기반한 청각모델을 통한 특징추출, 일반화 성능이 뛰어난 신경회로망 모델, 선택적 주의집중 모델, 다중채널을 이용한 잡음의 제거기술 등이 음성인식의 실용화의 길을 열 것으로 믿어진다.

판단 및 추론

시청각 시스템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는 뇌에서 최종 신호처리되는데, 주로 판단과 추론 기능으로 볼 수 있다. 판단 또는 인식은 현재 많이 사용되는 다층구조인식자(multilayer perceptron)나 RBF(Radial Basis Function) 등의 인공 신경회로망 모델이 잘하는 기능이다.[8] 추론은 학습된 정보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예측하는 기능으로 볼 수 있으며, 신경회로망의 일반화 기능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까지의 기능은 주로 학습된 자료의 판단과 보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지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사람의 사고, 감정, 창의성 등의 메카니즘이 밝혀지면, 인간과 유사한 기능을 구현하는 인공두뇌의 핵심기능이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적응제어

판단과 추론을 거친 뇌는 팔다리와 입을 움직이는 제어기능을 수행한다. 제어 대상인 신체는 성장에 따라 시스템 특성이 바뀌므로, 시스템에 대한 특성을 모르면서도 학습에 의해 제어가 이루어져야 한다.[9] 따라서, 신경회로망 제어시스템은 신경회로망의 시스템 모사(identification) 기능을 직간접으로 포함하게 된다.

제어대상인 시스템의 특성은 일반적으로 미적분 방정식으로 주어지므로, 사용되는 신경회로망 모델도 회기(recurrent) 구조를 갖는 경우가 많다. 회기구조 신경회로망에도 최대경사법에 의한 학습이 가능하나, 일반적으로 학습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방향(feed-forward) 구조로 근사화하여 학습시키기도 한다.

신경회로망 제어시스템은 일부 공정제어에 실용화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공정의 제어는 신뢰도 문제가 가로막고 있으며, 비교적 단순한 산업용 로봇의 제어에는 기존의 제어이론이 사용되고 있다. 인간의 신체와 같은 복잡한 로봇의 제어 등에서는 신경회로망이 매우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응용분야

정보통신은 현대의 매우 주요한 기간산업으로 막대한 시설투자가 요구되며, 시설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능화에 신경회로망이 이용될 수 있다. 아직 실험실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영상압축 및 복원, 오차보정 코딩, 잡음제거 등의 신호처리 분야와 ATM의 제어, 인공위성 통신의 제어 및 고장진단 등에 응용이 연구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측정하여 병의 유무 및 종류를 판단하는 진단보조 시스템이 시도되며, 심전도, 뇌파, 근전위 등의 시간함수 신호와, X-선이나 자기공명단층촬영 등의 영상신호에 대한 신경회로망의 인식기능을 이용한다. 다만, 의료용 자료의 크기가 적고, 일부 항목자료가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특별한 고려가 요구된다.[10]

신경회로망의 비선형 시스템 근사화 기능을 이용하는 것으로 주가, 이자율, 환율 등 경제자료와 기상자료의 예측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신경회로망은 제어분야에서 사용되는 것과 유사하며,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널리 실용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두뇌를 위하여!

공학에서 뇌연구의 최종 목표는 인간의 두뇌기능을 수행하는 "인공 두뇌"를 개발하는 것이다. 물론, 인간과 같은 수준의 인공두뇌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나, 인간 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기능도 제한된 활동영역에서는 인간을 크게 도울 수 있다. 물론, 인간 수준에 가까울수록 효과는 더욱 크다. 인공두뇌는 시청각에 해당하는 인공시각 패턴인식과 음성인식 기능과 추론, 제어 기능이 핵심을 이룬다. 즉, 인공두뇌는 신경회로망 연구를 종합한 종착점이 된다. 음성합성 기능도 포함되나 이미 잘 개발된 기술이므로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지는 않다.

인공두뇌의 개발을 위해서는 각 응용 부분의 융합과 동시에 효율적인 하드웨어 구현이 요구된다. 인간의 두뇌에는 100억개 이상의 신경세포가 있고, 각 신경세포는 천개에서 만개 정도의 다른 신경세포와 직접 연결되어, 총 신경연결 시냅스의 수는 약 100조개로 예상된다. 이들 시냅스가 0.01초에 한 번씩 곱셈을 하여 인간의 두뇌는 초당 약 1경번의 곱셈을 하는 것에 해당된다. 기존의 컴퓨터가 초당 억단위의 곱셈을 하며, 대규모 병렬 컴퓨터 연구가 1조번의 곱셈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인공두뇌의 구현을 위한 전용 칩의 필요성이 명확해 진다.

기계에게 지능을! 인간에게 자유를! 21세기 국가 경쟁력과 인류복지를 위한 과학기술인의 피할 수 없는 사명이 뇌정보처리 메카니즘의 이해를 통한 실세계 응용기술의 연구에 있다.

참고문헌

[1] J. W. Cho, Y. K. Choi and S. Y. Lee, Neural Processing Letters 4(1), 45-52 (1996).

[2] "신경회로망 컴퓨터: 이론, 응용 구현", 한국과학기술원 산학협동공개강좌 교재, 1988, 1990, 1991, 1992.

[3] R. P. Lippman, "An introduction to computing with neural nets," IEEE ASSP Magazine, pp. 4-22 (1987).

[4] K. Fukushima and N. Wake, "Handwritten alphanumeric character recognition by the Neocognitron," IEEE Trans. Neural Networks, pp. 355-365 (1991).

[5] D. G. Jeong and S. Y. Lee, "Merging backpropagation and Hebbian learning rules for robust classification," Neural Networks, pp. 1213-1222 (1996).

[6] R. P. Lippman, "Review of neural networks for speech recognition," Neural Computation, pp. 1-38 (1989).

[7] D. S. Kim, S. Y. Lee and R. M. Kil, "Feature extraction method based on auditory model repnesentations for robust speech recognitiona," Electronics Letters, Jan. (1997).

[8] K. Hornik, "Approximation capabilities of multilayer feed-forward networks," Neural Networks, pp. 251-257, (1991).

[9] K. S. Narendra and K. Parthasarathy, "Identification and control of dynamic systems using neural networks," IEEE Trans. Neural Networks, p. 4 (1990).

[10] S. Y. Yoon and S. Y. Lee, "Learning algorithms for robust classifications with small and incomplete data," Progress in Connectionist-based Information Systems: Proc. ICONIP'97, Dunedin, New Zealand, pp. 217-220 (1997).

이수영 교수는 Polytechnic Institute of New York, Electrophysics 박사로서 1977년부터 80년까지 대한엔지니어링(주) 대리, 83년부터 85년까지 General Physics Corp., MD, Staff/Senior Scientist를 거쳐 현재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겸 뇌과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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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의 발달

사람들은 흔히 질문합니다. 뇌연구란 무엇인가? 뇌연구가 왜 중요한가? 한마디로 우리 자신의 문제를 연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뇌의 활동을 이해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사람이란 무엇인가라는 인간의 정체성(identity)을 밝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인류복지 측면에서는 정신신경계 질환의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그 치료수단을 강구하게 될 것입니다. 또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소위 "인공지능"의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즉 그 활용범위와 잠재적 부가가치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서양의학의 아버지라고 하는 히포크라테스(B.C. 460-379)는 우리의 감각과 지능이 뇌에 자리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생각을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인 것은 아니어서 당시의 유명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는 지능은 심장에 자리하고 뇌는 혈액을 식히는 방열기의 역할을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리스의 의학자 갈렌(A.D. 130-200)은 히포크라테스의 견해를 지지하면서 대뇌는 감각을 받아들이고 소뇌는 근육운동을 지배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갈렌의 생각은 1500년 동안 학계를 지배하다가 르네상스기의 유명한 해부학자 베사리우스(1514-1564)가 뇌실을 포함한 자세한 뇌의 구조를 밝히면서 뇌기능의 체액-기계설이 대두됩니다. 즉 뇌는 기계와 같은 것으로 체액이 이를 구동한다는 생각입니다. 이 생각을 지지하였던 대표적인 학자는 데카르트(1596-1650)였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행동은 마음과 뇌가 교신하여 나타나는 것이라고 그는 생각하였습니다. 즉 뇌-마음이라는 이원론을 제기하였던 것입니다.

한편 1751년 벤자민 프랑크린이 전기현상을 발표하고 18세기 말에 갈바니와 에밀 듀보아-레이몬드가 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하여 근수축이 일어남을 관찰하여 신경은 뇌로부터의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도선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정립되었습니다. 대뇌의 역할 분담론을 주장했던 사람으로는 갈(Gall)을 들 수 있습니다.(그림 1) 1827년에 출판된 그의 골상학 책은 10만권이나 팔렸다고 합니다.

그림 1. 갈(Gall)의 골상학에 근거한 뇌비 기능 담당 구역도.

뇌신경과학의 역사는 이같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신경과학이라는 학문분야가 성립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신경과학의 발전을 가져오게 한 여러 학문분야 즉 의학, 생물학, 심리학, 화학, 물리학의 발달이 계기가 되었고 이들 모든 학문분야를 망라한 다학제적 학문분야로서의 신경과학을 낳게 하였습니다.

금세기 신경과학의 발달과정은 노벨의학상 수상업적들을 살펴봄으로써 대강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0세기에 접어들 무렵 신경과학의 돌파구를 마련했던 위대한 업적으로는 파브로브(1904)의 조건반사 생리학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그의 이론은 현재에 이르러서는 많은 수정이 가해졌습니다만 자율신경계의 신경조절 이해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을 뿐 아니라 학습과정과 대뇌피질의 분석적 및 통합적 기능을 객관적으로 해석하는 개념적 기틀을 마련하였던 것입니다.

우리의 몸이 각종 세포로 구성되어 있듯이 뇌를 구성하는 세포를 신경세포라고 합니다. 그런데 신경세포는 다른 체세포들과는 특이하게 두 개의 돌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축삭과 가지돌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경세포는 흔히 신경소자라고 부릅니다. 이같은 신경계의 세포형태학의 기틀은 골지와 카할(1906)이 신경세포의 특이적 염색법을 개발한데서 비롯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지난 100년 동안에 신경소자의 성질에 관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많은 사실들이 알려졌습니다. 즉 신경계는 외적 또는 내적 환경으로부터의 자극을 뇌로 전달하고 뇌에서 발생되는 신호를 말초장기로 전달하는 신호전달도선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하나의 신경소자에서의 신호전달방식은 일종의 전기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는 활동전위라는 수단을 이용합니다. 이는 어느 신경소자에서나 예외없이 똑같습니다. 쉐링톤과 아드리안은 이같은 신경소자의 활동에 관한 업적으로 1932년에 노벨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에르랑게르와 가쎄르는 활동전위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방법을 고안함으로써 1944년에 노벨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이같은 신경소자들이 여러개가 연결되어 말초에서 중추에 이르는 신경계를 이룹니다. 이 신경소자와 신경소자 사이의 연결부를 접합부 또는 시냅스라고 합니다. 이 접합부에서의 신호전달방식을 시냅스 전달이라고 하는데 화학물질이 전달자 역할을 합니다. 이같은 화학물질을 신경신호 전달물질이라고 합니다. 오토 뢰비와 헌리 데일은 이를 실험적으로 분명하게 증명함으로써 1936년에 노벨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엑클스와 호지킨 및 헉스리(1963)는 활동전위의 발생과 전도에 있어서의 이온의 역할을 밝혔습니다. 말초 및 중추신경계에서의 전기적 전도 및 화학적 자극전달의 이온적 기전이 확실해짐에 따라 많은 신경신호 전달물질이 증명되었습니다. 아세틸콜린, 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등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신경신호 전달물질에 의한 신호전달과정 또한 비교적 상세하게 밝혀졌습니다. 즉 합성되어 저장되고 세포외 유출이라는 현상으로 유리되어 특이적인 수용체와 상호작용함으로써 신호가 전달되는 것입니다. 이는 악셀로드, 폰 율러 및 카츠(1970)의 업적입니다. 그러면 뇌는 신경세포가 모여서 구성된다고 하였는데 신경세포 즉 신경소자의 활동을 그렇게 상세하게 알고 있다면 뇌의 무엇이 문제인가? 이같은 신경소자가 모여 뇌의 어디서 어떻게 생각하고 기억하며 때로는 기뻐하고 때로는 슬퍼하며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최근 신경과학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두가지 발전이 있었습니다. 한가지는 여러 가지 새로운 신경신호 전달물질 또는 조절물질의 발견입니다. 특히 신경펩티드의 발견입니다. 둘째는 감각 및 운동행동에 관계되는 뇌의 세포생리학입니다. 폰 율러의 섭스탄스 피 발견으로 비롯되는 "펩티드 혁명"은 길만과 솰리 그리고 얄로우(1977)의 성장호르몬 등 뇌내 펩티드 호르몬 업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약 20년 전에 미세전극기술이 도입되면서 뇌의 세포조직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단순하거나 복잡한 운동행동에 관계되는 해부학적으로 구별되는 단일세포의 활동을 뇌의 모든 부위에 걸쳐 기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휴벨과 비젤 그리고 스페리는 시각계통에 있어서의 피질세포의 원주상 조절구조를 밝히고 이들 구조가 초기 시각경험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가를 밝힌 공로로 1981년에 노벨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이들의 미세생리학적 연구결과는 최근의 해부학적 기법 발달에 의해 확인되어 학습, 기억, 의식에 관계되는 뇌의 세포구성이 급속하게 발전되고 있습니다.

해마의 세포형과 그들의 회로연결을 알아보는 일은 기억, 간질, 허혈성 손상 및 알쯔하이머병에 있어서의 해마의 관련성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입니다. 해마의 CA1 및 CA2 영역을 중심으로 하는 부위의 신경회로를 생체세포내표식법, 조직화학적 방법 및 세포외 추적법을 이용하여 나타내 보면 하나의 신경세포(interneuron)는 적어도 25,000의 접합을 해마내에서 이루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최근 인지과학에도 몇가지 주목할 발전이 있었습니다. 첫째 복잡한 행동의 저변에는 뇌의 회로가 깔려있다는 생각입니다. 인지과학연구 초기에 대부분의 신경과학자들은 뇌의 각 부위들에 있어서의 반응을 개별적으로 연구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시각에 대한 연구는 주로 시각피질에 집중되었습니다. 그러나 시각은 물론이거니와 학습, 기억 등 복잡한 행동에는 뇌의 여러 부위가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상호협동과정이라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둘째는 이들 회로망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는 시간차를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완벽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였으나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기술로 자극과 반응사이의 시간을 2초까지 단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머지않아 뇌의 기능을 실시간에 관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의식이라는 것은 뇌의 엄청난 성취이며 또 신비라는 것에는 별로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에 신경생리학자들은 진지하게 의식의 신경적 기초를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의식의 신경적 기초를 밝히려는 수단으로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것은 시각입니다. 의식의 연구에 시각을 이용하는 이유를 노벨의학상 수상자 프란치스 크릭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대단히 시각적인 동물이다. 우리의 시각적 인식은 정보가 풍부하다. 또 그 입력은 고도로 구체적이며 조절하기 쉽다. 그리고 시각계통을 대상으로 한 많은 동물실험이 이루어졌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많은 연구업적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어떻게 사물을 보게되는가 즉 어떻게 시각적 인식이 이루어지는가를 분명하게 알고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그림 2. 꽃병인가 얼굴윤곽인가?

우리의 시각계통은 미묘한 방식으로 우리를 현혹시킬 수 있습니다. 그림 2는 얼핏 보면 꽃병으로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참 들여다보면 두 개의 얼굴 윤곽이 보일 것입니다. 이같은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가? 예전에는 뇌 안에 homunculus라는 난쟁이가 있어서 이들이 이런 일을 담당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어떤 사물을 보게되면 그 사물이 실제로 그곳에 있다고 믿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사물이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고 뇌가 그곳에 있다고 믿게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본다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시각이라는 것은 뇌가 시각장면의 다양한 양상에 일치하도록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반응하여 의미있는 총체로 합치시키는 건설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본다는 것은 뇌 안에서 일어나는 능동적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본다는 것을 어떻게 신경소자의 활동으로 설명할 것인가입니다. 인식신경소자라는 것이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뇌의 어느 특정부위에 국한하는가 아니면 뇌 전체에 퍼져있는가? 시각적 인식에 관계되는 신경소자를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그들 신경소자는 특수한 신호발생기전이 있는가?

문제를 단순화하기 위해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우리가 본다고 하는 것에는 주의기전과 기억 특히 단기기억이라는 과정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사물에 따라 그에 해당하는 각각의 신경소자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여러 신경소자로 이루어진 세트가 고도의 병렬적 처리과정으로 합쳐서 시각인식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인식신경소자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신경소자가 인식신경소자가 될 수 있는 잠재능력이 있다고 보아야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느 것도 아직은 분명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이 복잡한 실마리를 풀어갈 단서조차도 애매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뇌연구를 새로운 학문이라고 하며 이제 시작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휴벨과 비젤 박사는 눈을 통한 메시지에 대한 뇌의 해석연구에 돌파구를 마련한 업적으로 그리고 스페리 박사는 양대뇌반구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고 특히 여러 가지 고위기능이 오른쪽 대뇌반구에 위치한다는 것을 밝힌 공로로 1981년에 노벨상을 공동 수상하였습니다. 이제 조그마한 단서와 이에 접근하는 방법론이 제시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컴퓨터와 뇌

신경회로망은 여러가지 형태로 상호 연결된 회로소자들의 집합체입니다. 각 회로소자들은 단순화시킨 신경소자와 같은 성질을 갖습니다. 신경회로망은 신경계 각 부분에서 일어나는 일을 시뮬레이션하고, 산업적으로 유용한 장치를 제작하며, 뇌의 활동에 관한 일반적인 가설들을 검증하기 위하여 이용됩니다.

한개의 신경소자가 어떻게 활동하는가를 이해하고 있다면, 상호 작용하는 일군의 신경소자들의 활동들에 대하여서도 틀림없이 예측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것은 개개의 신경소자의 활동이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이외에도 신경소자들이 대부분 복잡한 방법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계통 전체는 일반적으로 비선형적 특성을 크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고속의 디지털 컴퓨터는 지난 50년 동안의 가장 중요한 기술적 발전으로 인정되어오고 있으며, 뇌는 좀 더 복잡한 형태의 폰 노이만 컴퓨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같은 비유는 지나치면 비현실적인 이론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컴퓨터와 뇌의 차이점을 몇가지 들어보려 합니다.

컴퓨터는 고속의 전자부품들로 이루어져 있고 PC의 경우에도 기본사이클 또는 계산속도는 초당 1천만회 이상입니다. 한편 신경소자에 있어서는 전형적인 활동전위의 발생속도는 초당 수백회의 범위입니다. 컴퓨터가 백만배쯤 빠른 것입니다. 크레이 따위의 초고속컴퓨터는 더 빠릅니다.

넓은 의미에서 컴퓨터의 운영방식은 직렬적입니다. 즉 명령이 하나씩 차례대로 수행됩니다. 한편 뇌에서의 운영방식은 대단히 병렬적입니다. 예를 들면 약 백만개의 축삭이 각각의 눈으로부터 뇌로 병렬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동시에 활동합니다. 이같은 고도의 병렬성은 계체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나타납니다. 이같은 운영방식은 신경소자 활동의 상대적인 느린 속도를 어느 정도 보상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또한 분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신경소자의 일부가 상실되더라도 뇌활동에는 크게 변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전문적인 용어로는 뇌는 "품위있게 붕괴한다"라고 합니다. 이와 비교하여, 컴퓨터는 망가지기 쉽습니다. 작은 손상이나 프로그램의 작은 오류로도 엉망이 될 수 있습니다. 컴퓨터는 파국적으로 붕괴한다고 합니다.

작동하고 있는 컴퓨터는 신뢰도가 높고 주어진 동일한 입력에 대해서 정확하게 동일한 출력을 생성합니다. 한편 각각의 신경소자들의 반응은 가변적이고 신경소자의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입력에 의하여 쉽게 그 성질이 변하며, 때로는 "계산"을 수행하는 동안에도 성질이 변합니다.

전형적인 신경소자는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만에 이르는 입력을 다른 신경소자들로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축삭을 통하여 다시 다발적으로 투사합니다. 이에 비교하여, 컴퓨터의 기본단위인 트랜지스터에는 단지 소수의 입력과 출력만이 있을 뿐입니다.

컴퓨터는 고도로 정확하게 1과 0의 펄스 형태로 부호화된 메시지를 특정한 장소에서 다른 곳으로 보냅니다. 이 메시지는 특정한 주소지로 갈 수 있고, 그곳에 저장된 내용을 읽어올 수도 있으며 그곳에 저장된 것을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즉 정보를 하나의 특정한 장소에 기억시키기 위하여 저장할 수 있고, 다음 단계에서는 이 정보의 조각들을 다른 용도로 쓰기 위해 꺼낼 수 있습니다. 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정확성입니다. 한편 신경소자가 축삭을 따라 전달시키는 스파이크(활동전위)는 정보를 실어나르는 것이지만 정확하게 펄스 형태로 부호화된 메시지 같은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기억이 다른 방식으로 "저장"되어야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뇌의 여러 부분들 특히 신피질의 여러 부분들은 정보의 여러가지 종류를 취급함에 있어 최소한 어느 정도 특성화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억은 최근에 활동이 수행된 바로 그 장소에 저장되어 있는 것으로 믿어집니다. 이같은 성질은 모두가 전형적인 폰 노이만 컴퓨터와는 다른 것입니다. 컴퓨터에서는 기본적인 계산과정(더하기 또는 곱하기 따위)이 한 장소 또는 소수의 몇개의 장소에서만 일어나지만 그 내용은 서로 다른 여러 장소에 저장됩니다.

또한 컴퓨터는 공학자들이 정교하게 설계한 것이지만 뇌는 자연도태의 압력을 받으며 수세대에 걸친 생물학적 진화과정을 거친 것입니다. 이는 설계방식의 근본적인 차이를 가져오게 합니다.

흔히 컴퓨터에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프로그래머들은 하드웨어에 관한 배선 따위의 자세한 지식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뇌의 "하드웨어"에 관해서 여러가지를 알아야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이 특히 심리학자들 사이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뇌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명하게 구별하기 힘듭니다. 또 그같은 이론을 이용하여 뇌의 활동 상태를 억지로 맞추어 해석하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조금이라도 이같은 접근방식이 정당화되는 것은 뇌가 고도로 병렬적이기는 하지만 모든 병렬적 운영의 상위 층에는 관심의 정도에 의하여 조절되는 일종의 순차적인 기전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감각입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그 운영의 상위수준에서는 표면상 어느 정도 컴퓨터와 비슷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모든 이론의 타당성은 그 최종 결과로 결정됩니다. 컴퓨터는 특정한 종류의 일 즉 계산이 절대적으로 많은 게임, 복잡한 논리적 문제, 체스 따위는 대단히 잘 풀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보통사람들이 빠르게 잘 해낼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사물을 보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따위의 일같이 현재 대부분의 컴퓨터가 잘 수행하지 못하는 과업에 직면하면 보통사람들은 이를 빠르게 힘들이지 않고 해낼 수 있습니다.

신경회로망의 발달

지난 수년사이에 좀 더 병렬적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를 설계하려는 노력이 상당히 이루어졌습니다. 이들 대부분의 설계는 여러 개의 작은 컴퓨터 또는 작은 컴퓨터의 특정한 요소들을 취하여 이들을 연결하므로서 이들이 모두 동시에 작동하게 한 것입니다. 상당히 복잡한 배열을 이용하여 부속컴퓨터들 간에 정보를 교환하고 계산결과를 종합합니다. 이같은 슈퍼컴퓨터는 기상예보와 같이 여러 장소에서 발생되는 근본적으로 같은 성질을 갖는 문제를 계산하는 데에 특히 가치가 있음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한편 보다 뇌와 비슷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컴퓨터에서 보통 이용되는 엄격한 가부의 논리를 일종의 확률적인 퍼지논리로 대치한 것입니다. 좀 더 뇌에 가까운 형태의 컴퓨터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몇명의 이론가들에 의하여 시도되었습니다. 병렬분산처리(Parallel Distributed Processing)라고 불리어지는 접근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긴 역사를 갖고 있는데, 가장 먼저 시도된 것은 1943년 와렌 맥쿨럭과 월터 피츠에 의한 것입니다. 이들은 대단히 단순한 단위들을 서로 연결하여 만든 "회로망"이 원칙적으로 모든 논리적 또는 산술적 함수를 계산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이 회로망이 현재 "신경회로망"(neural network)이라고 하는 것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회로망의 각 단위들은 어느 정도 단순화한 신경세포인 신경소자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의 주요 발전은 프랑크 로젠브라트에 의한 것으로 퍼셉트론(perceptron)이라고 하는 한개의 층으로 구성된 매우 단순한 형태의 신경회로망을 고안하였습니다. 퍼셉트론이라는 학습 법칙에 따라 각 회로소자간의 연결 계수를 변화시키게 됩니다. 로젠브라트는 "선형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들에 대하여서는 한정된 횟수동안 학습을 반복시키므로서 정확하게 원하는 행동을 학습시킬 수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그러나 말빈 민스키와 세이무어 패퍼트는 퍼셉트론의 설계와 학습법칙으로는 "배타적 OR 논리 문제"(즉 두개가 같은 것인지, 서로 다른 것인지를 구별하는 문제)를 실행할 수 없었고, 이를 학습할 수 없음을 증명하여 퍼셉트론의 의의가 경감되었습니다. 단층 퍼셉트론으로는 불가능했던 배타적 OR 논리문제(또는 유사한 과제)를 쉽게 실행할 수 있는 신경회로망을 단순한 단위소자들을 다층으로 연결하여 만들 수 있습니다. 칼텍의 물리학자 존 홉필드는 1982년에 현재 홉필드 신경회로망으로 알려진 신경회로망을 제안하였습니다. 이것은 자기 자신으로 되먹이는 회로를 갖는 단순한 신경회로망입니다. 홉필드는 그의 신경회로망에서 연결의 강도를 조정하기 위해서 헤브 법칙을 수정하여 이용하였습니다.

최근에 병렬분산처리라는 책이 데이비드 러멜하트, 제임스 맥크레란드 그리고 PDP 그룹에 의해 1986년에 출판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언어처리의 "상호작용 활성자"(interactive activator) 모델을 개발하였습니다. 그 안에 있는 한가지 특정 알고리즘은 놀라운 결과를 생성하였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오차의 역파급"(backpropagation of errors)이라고 하는 것으로 흔히 역파급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보통 세개의 다른 단위들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입니다. 제일 아랫층은 입력층이고 다음의 중간 층은 "숨겨진" 층이라고 합니다. 이 층의 단위들은 신경회로망의 바깥세계와의 직접적인 연결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일 윗층은 출력층입니다. 신경회로망에는 단지 전향적 연결만 있고 측방 연결 또는 후향적 연결은 없는 것입니다(그림 3).

1987년에 테리 세이노브스키와 촬스 로젠버그가 의미있는 시범을 보였습니다. 그들이 고안한 신경회로망을 NET대화(talk)기라고 불렀는데, 쓰여진 영어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NET대화는 학습의 여러가지 측면에 대하여 축소하여 설명하여주고 있습니다. 첫째로 신경회로망은 신경회로망의 설계자에 의해서 입력과 출력으로 표현되어지는 "타고난" 지식을 가지고 시작한다는 것이고 그러나 이것이 영어문자의 해독에 유용한 특이적인 지식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신경회로망은 어떤 언어이건 문자와 음소의 똑같은 세트를 가지고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로 이 신경회로망은

그림 3. 세 개의 신경소자층으로 구성된 인공 신경회로망.

여러가지 단계의 과정을 거쳐서 성능 실험을 통하여 신뢰성을 획득하였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정보는 신경회로망 안에 분산되어 저장되었고, 그래서 어느 한개의 단위나 연결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신경회로망은 손상에 내성이 있었고 손상이 증가함에 따라 품위있게 퇴행했습니다. 한편, 신경회로망이 손상으로부터 회복되는 경우에는 처음에 학습에 걸렸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성능이 회복되었습니다.

사람의 학습과 기억에 대한 이같은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NET대화는 인간의 독서능력 습득에 대한 좋은 모델로 이용되기에는 너무 단순한 것으로 또 다른 신경회로망은 시드니 레키와 테리 세이노브스키가 만든 것입니다. 그들이 시도한 문제는 신경회로망에게 광원의 방향을 말해주지 않고 음영으로부터 그것의 삼차원 형상을 추론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신경회로망의 "학습"에 있어 교육자가 없는 학습(unsupervised learning)(헤브의 법칙)과 교육자가 있는 학습(역파급처럼)이라는 극단적인 두가지 경우에 초점을 맞추어 왔습니다. 그러나 몇가지 다른 부류가 더 있습니다. 이 중 하나 중요한 것으로는 "경쟁적 학습"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신경회로망의 동작에 있어 승자독차지(winner-take-all)기전이 있는데 가장 출력값이 큰 출력층의 단위(더 현실적으로는 몇개의 단위)가 다른 모든 단위들을 억제한다는 것입니다. 이들 신경회로망은 대체적으로 비생물학적인 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뇌가 하는 일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한 두가지 반론이 있습니다. 한가지는 알고리즘이 생물학적으로 보다 더 적절해 보이도록 노력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더 일반적이고 견고하다는 것입니다. 신경 이론가인 데이비드 지프저는 역파급이 연구가 진행중인 체계의 성질을 증명하는 대단히 좋은 방법이라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는 이를 "신경체계증명"(neural system identifica- tion)이라고 하였습니다. 신경회로망의 설계가 최소한 실제적인 것에 근사한 것이고, 체계의 제한성이 충분히 알려져 있다면 역파급은 오차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이용하여서 그것의 일반적 성질들에 대하여 실제 생물학적인 것에 가까운 결과를 얻게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생물학적인 체계가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이해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현 단계에서 신경회로망의 기본 설계는 일반 컴퓨터의 설계 보다 더 뇌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 단위들은 진짜 신경소자처럼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신경회로망의 설계는 신피질의 회로에 비하면 매우 단순화되어 있습니다. 컴퓨터의 속도가 빨라지고, 병렬처리 컴퓨터가 상업화됨에 따라서 변화할 것이나, 중요한 장애는 여전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뇌의 많은 부분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으나 이들 새로운 개념 덕분에 현재는 단지 뇌활동의 일부 제한된 양상만 설명하는 모델에 지나지 않지만 언젠가는 생물학적으로 현실성이 있는 뇌의 모델의 개발이 가능하리라는 것을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프란치스 크릭 박사는 "신경회로망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적어도 이것들의 시작은 좋았다"고 말하였습니다.

맺는말

사람이 보고 듣고 말하며 기뻐하고 슬퍼하는 이 모든 것이 뇌의 신경활동입니다. 더욱이 현대문명을 이룩한 창조적 사고 또한 뇌의 활동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뇌라고 하는 물질계의 활동으로 생성되는 비물질적인 마음을 물리학적으로 이해하려는 것에 물리학자들의 고민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초전도 이론으로 노벨상을 수상하고 신경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레온 쿠퍼는 학습과 기억의 신경연관을 연구하면서 "이같은 일들을 우리는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를 이해하게 되면 모든 것이 갑자기 단순해 보일 것이다. 오늘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도 내일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참고문헌

[1] Mark F. Bear, Barry W. Connors and Michael A. Paradiso, Neuroscience, Exploring the Brain (Williams and Wilkins, Baltimore, 1996).

[2] Francis Crick, The Astonishing Hypothesis, The Scientific Search for the Soul (Charles Scribner's Son, New York, 1994).

[3] George Johnson, In the Palaces of Memory (Random House, New York, 1992).

[4] Herbert H. Jasper, Nobel Lauriates in Neuroscience 1904- 1981, Ann. Rev. Neurosci. 6, 1-42 (1983).

박찬웅 박사는 서울대학교 의학박사로서 뉴욕주립대학에서 연수를 마치고 1986년부터 96년까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연구소 소장을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겸 의학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출처 : http://www.kps.or.kr/~pht/7-1/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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